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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Connect 2025: 비탈릭 부테린이 제시한 이더리움의 완성형 로드맵

Node Guru 2026. 1. 1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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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와 열정의 도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가 블록체인의 열기로 뒤덮였습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수많은 개발자와 빌더들이 만들어내는 에너지는 이곳의 여름 날씨보다 훨씬 더 뜨거웠습니다.

이번 DevConnect 2025의 하이라이트는 단연코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의 키노트 세션이었습니다. 메인 홀은 그가 등장하기 한참 전부터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고, 복도까지 인파가 밀려들어 스크린으로 중계를 지켜봐야 할 정도로 현장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저 역시 그 역사적인 현장 한가운데에서, 이더리움이 나아갈 미래의 청사진을 직접 눈과 귀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현장의 열기: 이론에서 현실로 넘어오는 거대한 움직임

무대에 오른 비탈릭은 여전히 수수한 차림이었지만, 그가 뿜어내는 아우라와 청중들의 집중력은 대단했습니다. 특히 이번 아르헨티나 행사는 남미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와 어우러져, 기술 컨퍼런스를 넘어 거대한 축제와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단순히 코인의 가격 등락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아니라, 이 거대한 탈중앙화 컴퓨터가 실제로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기술적 난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갈망하고 있었습니다. 비탈릭의 입에서 기술적인 용어가 나올 때마다 수천 명의 청중이 동시에 숨을 죽이고 집중하는 모습은 전율을 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세션 요약: 이더리움 로드맵의 재확인과 진화 (The Roadmap)

비탈릭은 이번 발표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그 특유의 손글씨 로드맵을 다시 한번 화면에 띄웠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은 과거의 '아이디어'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더리움이 이제 연구(Research)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배포와 최적화(Deployment & Optimization) 단계로 진입했음을 강력하게 시사했습니다.

발표의 핵심은 이더리움의 주요 업그레이드 단계들인 The Surge, The Scourge, The Verge, The Purge, The Splurge의 현재 진행 상황과 미래 방향성이었습니다.

1. The Surge (확장성의 대폭발) 가장 시급한 과제인 확장성 문제입니다. 비탈릭은 롤업(L2) 중심의 로드맵을 확고히 했습니다. 특히 EIP-4844(프로토-댕크샤딩)의 성공적인 도입 이후, 데이터 가용성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어 L2 트랜잭션 수수료를 저렴하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 목표임을 재확인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이더리움 생태계 전체가 초당 10만 건 이상의 트랜잭션(TPS)을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단계입니다.

2. The Scourge (검열 저항성과 탈중앙화의 수호) 확장성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이더리움의 본질인 '탈중앙화'를 지키는 것입니다. 비탈릭은 MEV(최대 추출 가치) 문제로 인한 중앙화 위험을 경계하며, 제안자-빌더 분리(PBS) 등을 통해 네트워크가 소수의 강력한 주체에 의해 검열되거나 조작되지 않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강조했습니다.

3. The Verge & The Purge (검증의 용이성과 다이어트) "당신의 스마트폰으로 이더리움 노드를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비탈릭의 이 말은 'The Verge'의 핵심을 관통합니다. Verkle 트리나 SNARKs 같은 암호학적 기술을 통해 무거운 데이터를 모두 저장하지 않고도(Stateless Client) 누구나 쉽게 네트워크 검증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The Purge'를 통해 오래된 역사 데이터를 정리하고 프로토콜을 단순화하여 기술 부채를 줄이는 작업도 병행됩니다.

4. The Splurge (사용자 경험의 혁신과 그 외) 마지막으로, 일반 사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들입니다. 특히 '계정 추상화(Account Abstraction, ERC-4337)'를 통해 복잡한 시드 구문 없이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지갑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발표를 듣고 난 후의 생각: 성숙기에 접어든 거인을 마주하다

비탈릭의 발표를 들으며 가장 강하게 든 생각은 "이더리움이 어른이 되었구나"라는 것이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이더리움 컨퍼런스에서는 "이런 기술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식의 실험적인 논의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DevConnect 2025에서의 비탈릭은 확신에 차 있었고, 로드맵의 많은 부분이 이미 구현되었거나 구체적인 엔지니어링 단계에 와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더 이상 이더리움은 불안정한 실험실의 결과물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과 웹의 인프라가 되기 위한 견고한 기반 공사를 마친 느낌이었습니다. 화려한 새로운 기능을 자랑하기보다, 시스템을 더 안전하고,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지루하지만 중요한' 작업들에 집중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플랫폼의 품격이 느껴졌습니다.

또한, 그가 기술적인 내용 끝에 항상 "탈중앙화의 가치"를 강조하는 모습에서, 기술은 결국 인간의 자유와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도구라는 그의 철학이 변치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어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한국 커뮤니티를 위한 인사이트

부에노스아이레스 현장에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한국의 개발자, 빌더, 그리고 커뮤니티 멤버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인사이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L2 전성시대, 이제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싸움 비탈릭은 L2가 이더리움 확장성의 핵심임을 다시 한번 못 박았습니다. 한국의 많은 프로젝트도 이제는 메인넷 기반의 dApp보다는, Arbitrum, Optimism, Base, 또는 ZK 기반의 다양한 L2 환경에서 어떤 서비스를 구축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특히 L2 간의 파편화된 유동성과 사용자 경험을 연결해 주는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솔루션이나 인프라에 큰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2. 계정 추상화(AA)가 가져올 UX 혁명에 대비하라 'The Splurge'에서 강조된 계정 추상화는 웹3의 진입장벽을 웹2 수준으로 낮추는 핵심 열쇠입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이 부분이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셜 로그인, 가스비 대납, 트랜잭션 배치 처리 등 AA를 활용하여 사용자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서비스가 다음 강세장의 주역이 될 것입니다. 지금 바로 AA 관련 스택을 연구하고 적용해야 합니다.

3. '가벼운 노드'가 열어줄 새로운 가능성 'The Verge'가 실현되면 고사양 서버 없이도 누구나 이더리움 검증에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네트워크 보안이 강화되는 것을 넘어, 지갑이나 dApp 내부에 경량화된 클라이언트를 내장하여 신뢰 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중앙화된 RPC 노드에 의존하지 않는 진정한 의미의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을 고민해 볼 시점입니다.


맺으며

DevConnect 2025 아르헨티나는 이더리움 커뮤니티가 얼마나 단단하고 열정적인지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자리였습니다. 비탈릭이 제시한 로드맵은 단순한 기술 제안서가 아니라, 전 세계 수많은 기여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거대한 건축 설계도였습니다.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국 커뮤니티도 단순히 트렌드를 쫓는 것을 넘어, 이더리움 생태계의 핵심적인 일원으로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받은 뜨거운 에너지를 안고, 저 역시 치열한 개발의 현장으로 돌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