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저는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Staking Summit 2025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서밋은 전 세계 스테이킹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들이 한자리에 모여, 스테이킹이 어떻게 단순한 보상 체계를 넘어 글로벌 금융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는지를 증명한 역사적인 자리였습니다.
그 뜨거웠던 현장의 기록을 여러분께 상세히 공유합니다.

1. 부에노스아이레스, 왜 스테이킹의 중심지가 되었나?
행사가 열린 쉐라톤 부에노스아이레스 컨벤션 센터는 입구부터 수많은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사실 아르헨티나라는 장소 선정 자체가 이번 서밋의 가장 큰 메시지 중 하나였습니다.
- 생존으로서의 크립토: 현지인들에게 스테이킹은 투자 수단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연간 수백 퍼센트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을 겪는 아르헨티나에서, 스테이킹을 통한 수익(Yield)은 자산을 보존하기 위한 필사적인 생존 전략입니다.
- 현장의 열기: 전 세계 1,200명 이상의 검증인(Validators), 프로토콜 빌더, 기관 투자자들이 모였습니다. 네트워크 파티에서는 스페인어와 영어가 뒤섞이며 스테이킹의 미래를 논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아르헨티나 특유의 열정적인 분위기가 기술 컨퍼런스에 생동감을 더했습니다.
2. 2025 스테이킹 시장을 관통하는 4가지 핵심 인사이트
영상 속 세션들과 현장 토론을 통해 정리한 올해의 핵심 키워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리스테이킹(Restaking)'의 성숙과 다각화
2024년이 리스테이킹의 개념이 등장한 해였다면, 2025년은 **'리스테이킹의 실전 시대'**입니다.
- Symbiotic과 EigenLayer 같은 대형 프로토콜들은 이제 단순한 보안 공유를 넘어, 실제 **AVS(Actively Validated Services)**들이 어떻게 구동되는지 실증 사례를 쏟아냈습니다.
- 이제 시장은 "얼마나 많은 자산이 예치되었나(TVL)"보다 **"그 보안을 바탕으로 실제로 어떤 가치 있는 서비스가 만들어지는가"**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② 비트코인 스테이킹: 잠자는 거인의 각성
이번 서밋에서 가장 큰 환호를 받은 주제는 단연 비트코인 스테이킹이었습니다.
- Babylon 프로토콜을 필두로, 비트코인의 강력한 보안성을 다른 체계에 대여해주고 수익을 얻는 모델이 구체화되었습니다.
- 그동안 가치 저장 수단으로만 존재했던 비트코인이 스테이킹 시장에 유입되면서, 전체 스테이킹 시장의 규모(TAM) 자체가 차원이 다르게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③ DVT(분산 검증인 기술)와 네트워크의 회복 탄력성
스테이킹의 중앙화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하지만 2025년에는 그 해답으로 **DVT(Distributed Validator Technology)**가 표준으로 자리 잡는 모습입니다.
- SSV Network와 Obol Labs의 세션에서는 단일 검증인의 장애가 전체 네트워크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게 하는 '무중단 스테이킹' 솔루션들이 소개되었습니다.
- 이제 기관 투자자들은 보안을 위해 DVT 채택 여부를 검증인 선택의 필수 조건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④ 기관형 스테이킹 인프라의 완성
이제 스테이킹은 '아는 사람만 하는 재테크'가 아닙니다.
- 전통 금융권(TradFi)이 요구하는 수준의 **Compliance(준거성)**와 Reporting(보고) 툴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 슬래싱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보험 상품과, 규제 준수를 보장하는 '화이트리스트 검증인' 모델에 대한 논의는 스테이킹이 제도권 금융에 완전히 편입되었음을 시사했습니다.
3. 한국 커뮤니티와 투자자들에게 주는 메시지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스테이킹 참여율이 매우 높은 시장입니다. 하지만 이번 서밋을 통해 우리가 고민해야 할 지점은 더 명확해졌습니다.
- LST(유동성 스테이킹)를 넘어 LRT(리스테이킹 유동성 토큰)로: 단순히 자산을 묶어두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도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LRT 전략에 대한 공부가 필수적입니다.
- 검증인의 '기술력'을 보라: 수익률(APY) 1~2% 차이보다 중요한 것은 해당 검증인이 DVT를 사용하는지, 어떤 보안 인프라를 갖췄는지입니다. 내 자산을 지키는 '기술적 안전망'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 비트코인 수익률 시대에 대비하라: 비트코인 홀더들이라면 비트코인 기반 스테이킹 생태계가 가져올 새로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4. 마치며: "Staking is the New Risk-Free Rate"
이번 서밋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스테이킹 수익률이 암호화폐 경제의 새로운 '무위험 이자율(Risk-free rate)'이 될 것"**이라는 선언이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확인한 것은, 스테이킹이 블록체인 생태계를 지탱하는 거대한 '금융의 뿌리'로 완전히 뿌리내렸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의 많은 빌더와 투자자분들도 이 거대한 흐름에 함께 올라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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