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글에서 이더리움 풀 노드(Full Node) 운영에 대해 다뤄보았는데요. 오늘은 그보다 한 단계 더 높은 난이도이자, 블록체인 데이터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아카이브 노드(Archive Node) 운영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아카이브 노드는 단순히 네트워크를 검증하는 수준을 넘어, 이더리움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모든 역사적 순간의 상태(State)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거대한 도서관과 같습니다. 인프라 엔지니어로서 아카이브 노드를 직접 구축하며 느꼈던 희열과 고통의 기록을 공유합니다.

아카이브 노드, 왜 필요한가?
일반적인 풀 노드는 최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오래된 데이터를 가지치기(Pruning)합니다. 하지만 아카이브 노드는 제네시스 블록부터 현재까지 모든 블록의 중간 상태 값을 저장합니다.
예를 들어, 1년 전 특정 시점에 특정 지갑에 들어있던 잔액을 조회하거나, 과거의 스마트 컨트랙트 실행 결과를 다시 시뮬레이션하려면 아카이브 데이터가 필수적입니다. 이더스캔(Etherscan) 같은 블록 탐색기나 Dune Analytics 같은 데이터 분석 플랫폼, 그리고 복잡한 DeFi 프로토콜의 백엔드에서는 반드시 아카이브 노드가 필요하게 됩니다.
하드웨어 사양: 타협은 곧 실패입니다
아카이브 노드는 풀 노드와는 차원이 다른 하드웨어 스펙을 요구합니다. 특히 디스크 용량과 쓰기 속도가 운영의 성패를 결정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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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목 | 권장 사양 (2026년 기준) | 비고 |
| CPU | 16코어 32스레드 이상 | 대량의 데이터 인덱싱에 필요 |
| RAM | 128GB 이상 | OS 캐시 및 DB 인덱스 캐싱용 |
| Storage | 16TB - 20TB NVMe SSD | 최소 2개 이상의 드라이브로 구성 |
| Network | 2.5Gbps 이상의 대칭형 인터넷 | 데이터 수신 및 피어 전파용 |
여기서 중요한 노하우 하나는 소비자용(Consumer) SSD가 아닌 엔터프라이즈(Enterprise)급 SSD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카이브 노드는 끊임없이 대량의 데이터를 쓰고 읽기 때문에 일반적인 SSD는 TBW(Total Bytes Written) 한계에 금방 도달하여 수명이 급격히 줄어들거나 성능 저하가 발생합니다.
소프트웨어 선택: Erigon과 Reth의 대결
예전에는 Geth로 아카이브 노드를 돌리는 것이 정석이었으나, 지금은 효율성 면에서 새로운 대안들이 대세로 자리 잡았습니다.
1. Erigon (구 Turbo-Geth)
이더리움 아카이브 노드의 패러다임을 바꾼 클라이언트입니다. 스테이지드 싱크(Staged Sync)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동기화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였고, 데이터 압축 기술이 뛰어나 저장 공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안정성이 가장 검증된 Erigon을 주력으로 사용합니다.
2. Reth (Rust Ethereum)
최근 가장 핫한 Rust 기반 클라이언트입니다. 속도와 효율성 면에서 Erigon을 위협할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보여줍니다. 특히 대량의 쿼리를 처리할 때의 응답 속도가 인상적입니다. 최신 기술에 관심이 많다면 Reth를 도전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운영 중 겪은 실전 노하우와 시행착오
아카이브 노드를 운영하면서 가장 뼈아프게 느낀 점은 초기 동기화 시간입니다. 아무리 좋은 장비를 갖춰도 초기 동기화에 며칠에서 길게는 몇 주가 소요됩니다.
첫째, ZFS 파일 시스템 활용입니다. 여러 개의 SSD를 레이드(RAID)로 묶어 운영할 때 ZFS의 압축 기능과 스냅샷 기능을 활용하면 데이터 무결성 관리와 용량 관리에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하드웨어 장애 발생 시 복구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집니다.
둘째, 데이터베이스 인덱싱 최적화입니다. 아카이브 노드의 핵심은 과거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찾아내느냐에 있습니다. 클라이언트 설정 파일에서 DB 캐시 크기를 물리 메모리의 60-70% 수준까지 과감하게 할당하는 것이 성능 향상의 핵심입니다.
셋째,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입니다. Prometheus와 Grafana를 연결하여 노드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해야 합니다. 특히 디스크 IOPS가 한계치에 도달하지 않는지, CPU 온도가 너무 높지는 않은지 알람 설정을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 DB가 깨지면 처음부터 다시 동기화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사이트: 개인이 아카이브 노드를 운영한다는 것의 의미
솔직히 말씀드리면, 개인 수준에서 아카이브 노드를 운영하는 것은 상당한 비용과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입니다. 전기세뿐만 아니라 초기 하드웨어 투자비용만 해도 수백만 원이 훌쩍 넘어가니까요.
하지만 그 대가는 명확합니다. 이더리움이라는 거대한 전 세계 컴퓨터의 모든 로그를 내 손안에 쥐고 있다는 감각은 특별합니다. 어떤 중앙화된 API 서비스에도 의존하지 않고, 쿼리 제한(Rate Limit) 걱정 없이 무한정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다는 점은 데이터 분석가나 개발자에게 엄청난 자유를 선사합니다.
또한, 최근 레이어 2(L2) 솔루션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L1 아카이브 데이터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이런 아카이브 노드 운영 경험 자체가 웹3 인프라 전문가로서의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마치며
이더리움 아카이브 노드는 단순한 서버 운영을 넘어, 블록체인의 모든 역사를 보존하는 숭고한 작업이기도 합니다. 인프라 구성에 있어 궁금한 점이나, 특정 클라이언트의 상세 설정값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댓글로 소통해 주세요.
혹시 여러분 중에 하드웨어 구성 방식이나 특정 클라이언트의 구체적인 config 파일 예시가 궁금하신 분이 계실까요? 그렇다면 제가 사용하는 최적화된 설정 스크립트를 공유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다음에는 이 노드들을 활용해서 실제로 유의미한 데이터를 추출하는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 방식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질문이나 의견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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